얼마 전 재미있게 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조정석에게 의사 친구가 던진 말이 기억이 난다.

"너는 너를 위해 뭘 해주니?"

 

한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딸로, 직장인으로 이래저래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지만 딱히 나의 영혼(?)을 위해 무언가를 해 줄 여유는 없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가끔 핸드폰을 들고 SNS를 한다던가 넷플릭스를 보거나 아이쇼핑을 즐기는 정도이지만 그마저도 시간을 보내는 방법일 뿐 두세시간 놀고나면 아- 나 뭐한거지? 잠이나 잘걸, 하는 나날들도 많다.

 

넷플릭스도 영어로 본다던가 한국드라마도 굳이 영어자막을 놓고 본다던가, 취미에서도 조금의 생산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나는 아무 이득 없이 힘들어보이는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취미로 재밌고 예쁘게 요리해서 상차림을 사진 찍는 사람들이나 운동 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공유하는 사람들을 보며 신기했다.

순수하게 본인이 재밌어서 하는 일들을 공유하고 즐거움을 찾고 그러다 업이 되기도 한다. 

 

천성이 게으르고 손재주가 없는 나는 그러한 사람들은 되지 못하겠지만 순수하게 내가 재밌어서 나를 위해 하는 일은 뭐가 있을까 생각을 했다.

예전엔 책읽는 것을 즐겨했는데 책을 읽는 것도 읽어야 한다- 라는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겨버려서 읽고 싶지 않다(적고나니 이 핑계는 뭐지 싶은)

 

신랑이랑 오빠는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그 시간을 뭘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는 불쑥 글을 쓰고 싶어. 라고 했다.

아주 어릴 때는 책도 많이 읽고 커서 작가도 하고 싶고, 극본같은 것도 써보고 싶어하고 그랬었는데..

일기도 한때 열심히 적었는데 어느순간 글쓰기를 손에서 놓으니 일기도 안쓰게 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아예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하루를 그냥 수다떠는 느낌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다시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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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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